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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재난영화 <인투 더 스톰>, 다큐와 재난이 만났을 때

by 낭낭n7 2021.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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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인투 더 스톰(2014). 미국

감독 : 스티븐 쿼일

출연 : 리처드 아미티지, 사라 웨인 콜리스, 맷 월쉬, 제레미 섬터

장르 : 액션, 스릴러

등급 :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 89

출처. 다음 영화

고등학교 졸업식이 있는 날, 교감이자 두 아들의 아버지인 게리 퓰러는 폭풍 예보로 인한 걱정과 졸업식 준비로 정신이 없다. 졸업식 행사를 영상으로 기록하는 큰 아들 도니는 아버지와 번번이 갈등을 겪는데, 토네이도가 발생한 날 평소 좋아하던 케이틀린의 인터뷰 과제를 도와주려다 무너진 폐지공장 안에 갇혀 버린다. 한편, 토네이도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전문 다큐 감독 피트는 팀을 이끌고 토네이도를 찾아다니다가 기상학자인 앨리슨의 예측대로 강한 토네이도가 형성될 실버턴으로 향하는데..

 

 

▶영화 감상

<인투 더 스톰>은 우리에겐 다소 낮선 기상 현상인 토네이도를 소재로 한 재난 영화이다. 토네이도가 발생한 날, 졸업식이 있었던 한 고등학교와 토네이도를 전문으로 취재하는 다큐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스토리 자체는 여타 재난 영화의 흐름을 따라간다.

 

독특한 점은 다큐 형식으로 영상을 담아냈다는 것으로, 형 대신 졸업식 촬영을 담당한 '트레이의 카메라', '토네이도 다큐팀의 카메라', 그리고 '영화의 카메라'라는 세 가지 필터를 넘나들면서 영화가 전개된다. 때문에 기존에 보아 온 재난 영화와 확연히 구분되면서 재난 영화가 어떻게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페이크 다큐라는 장르가 재난 영화와 만나면서 다소 지루할 수 있는 다큐 형식이 재난이라는 스펙터클한 소재와 만나면서 오히려 더 리얼리티를 살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 영화를 보기 시작할 땐 재난 영화에서 기대치 않았던 촬영 방식에 다소 난감했지만, 우려와 달리 지루함 없이 끝까지 재밌게 볼 수 있었다.

 

불기둥 토네이도-지상의 물건들이 강한 바람에 날아다닌다
출처. 다음 영화

영화 속에선 엄청난 토네이도가 등장한다. 학교 대피소로 피신한 건물 내부의 학생들까지 빨아들일 정도로 어마어마한 토네이도는 마을을 부수고 지상의 모든 것들을 하늘 위로 들어 올린다.. 굉장히 육중하게 설계된 토네이도 취재용 특수차량까지 날아오르게 만들 정도다. 영화 속에서 굉장히 몰입했던 순간이라면 특수차량에 탄 피트가 토네이도에 말려 올라가 적막 속에 구름을 내려다보던 장면이었는데, 마치 죽기 직전 신의 영역을 넘본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무너진 폐지 공장 안에 갇힌 아들을 구하기 위해 아버지 게리와 동생 트레이는 위험을 무릅쓰고 공장으로 향하며, 다큐 팀은 전례 없이 강한 토네이도를 만나 기쁜 한편으론 그들 역시 생사의 기로에 놓인다. 다큐팀의 도움을 받아 도니와 케이틀린을 구조해 내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 졸업생들과 함께 토네이도에서 탈출하는데, 토네이도의 규모에 비해 등장하는 인물의 수는 많지 않다. 애초 영화가 기획했던 다큐의 형식상 다른 재난 영화에서 대피하는 수많은 사람들 대신 카메라가 포커스를 둔 몇몇 인물들, 그리고 졸업식 현장에 있던 학생들로 등장인물이 축소된다. 외부인이라면 핸드폰으로 토네이도 촬영에 여념이 없는 철없는 관종 어른 두 명 정도다. 영화에서 이 둘의 역할이 좀 애매했는데, 코믹도 아니고, 죽음으로써 재난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역할도 아니어서 좀 어정쩡한 느낌이었다.

 

 

실제 고증엔 실패했다고 하지만, 내 눈에 그게 보일 리 없으니.. 거대 토네이도의 규모와 위력에 상당히 놀라며 실감 나게 봤다. 개인적으로 재난 영화를 보는 이유는 솔직히 스토리보단 재난 자체이다. 물론 스토리가 훌륭하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쉽지 않은 일이기에 재난을 다룬 면에선 <인투 더 스톰>은 훌륭한 영화라 생각한다.

영화적 스펙터클함을 담아내면서도 그저 재미에 그치는 것이 아닌, 자연의 경고 측면에서의 교훈성까지 챙긴 영화다. 다큐라는 형식을 취하지 않았더라면 그저 3인칭의 시점으로 강 건너 불구경하듯 봤을 테지만, 이번 영화는 1인칭의 시점까지 가능했던, 그래서 더 리얼하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영상의 리얼함이 현실성, 그리고 기후 재난의 시대에 필요한 진지함까지를 두루 생각해 볼 수 있게 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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