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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오블리비언/Oblivion>, 망각과 기억의 의미

by 낭낭n7 2021.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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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오블리비언(2013). 미국

감독 : 조셉 코신스키

출연 : 톰 크루즈, 모건 프리먼 올가 쿠릴렌코

장르 : 액션, SF

등급 :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 124

구름 위-우주정거장-서 있는 사람
출처. 다음 영화

반세기 전 외계인의 침공으로 최후의 전쟁이 벌어진 지구는 승리를 거두고도 방사능으로 황폐화된 채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되고, 대부분의 인류는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과 우주 정거장에 거주하며 살아간다.
2077년, 우주정거장에서 살고 있는 잭 하퍼는 지구와 테트를 오가며 드론 수리 업무를 담당하는 요원이다. 강제로 기억을 삭제당한 채 빅토리아와 팀을 이뤄 오직 임무수행에 매진하던 중 비행선에서 추락한 한 여자를 구조하게 되는데 여자를 만나면서 희미하던 기억이 되살아나고, 그가 알고 있었던 거짓 세계의 실체가 조금씩 벗겨진다.

 

▶영화 속으로

영상미가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다. 푸르스름한 회백색의 톤이 테크놀로지적 측면을 더욱 세련되어 보이게 만들었는데, 기술이 집약된 듯한 우주정거장의 모습과 밖으로 보이는 풍경, 태초의 세계 같은 지구의 모습 등이 영화 속에 한 폭의 그림처럼 담겨 졌다.

협곡 사이를 지나는 우주선
출처. 다음영화

반면, 스토리적 측면은 그리 새롭진 않았다. 반전이 있긴 하지만 영화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고, 여러 sf에서 이미 다뤘던 음모는 다소 식상한 느낌마저 든다. 다만 기억을 강조한 것이 이 영화의 차별점인데, 임무 수행에 최적화된 잭이 일탈 행동을 하게 된 것도 가물가물하게나마 유지되던 기억의 영향이었다는 점과, 지구에서 우연히 책을 주워 들고 그것을 읽었다는 것 또한 의미심장하다. 책이야말로 과거 기억의 저장고가 아니던가. 잭이 책의 내용 중 선조들이 남긴 유산과 신념을 위해 죽는 것보다 더 고귀한 죽음은 이 세상에 없나니..”라는 부분을 인용하며 악당에게 마지막으로 전한 대사 역시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기억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는 얘기가 아닌지.. 기억을 삭제당한 요원으로서의 잭은 단지 목적에 소용되는 부품일 뿐 그를 깨어나게 만든 것도, 음모를 알아차리고 다른 행동을 하게 만든 것도 결국 기억이었다.

 

그 기억은 당신 거야. 우리 거라구. 그 기억이 당신이야

드론이 지구의 은신처로 쳐들어왔던 부분은 침공이 너무 쉽게 이뤄져 좀 어이없었던 장면이었다. 수십 년의 시간을 은둔하며 살아 올 정도라면 분명 나름의 정찰 체계가 상시 존재할 것인데, 단 한 번의 공격조차 없이 영역을 내어준 것도, 밀폐된 공간에 엄청난 폭발이 있었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살아남은 것도 조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다만, 은신처 전투 씬이 필요했던 것으로 생각하면 이해는 간다.

테트 본부의 음모 역시 좀 더 구체적으로 다뤄졌으면 더 흥미로웠을 것 같다. 무주공산인 지구를 차지해서 뭘 하려고 한 건지, 그저 나의 이해가 부족한 탓인지 모르겠지만 지배도 지배당하는 자가 있어야 의미가 있는 건데, 혼자 뭘 하려고 한 건지 모르겠다.

마주보는 남녀
출처. 다음영화

인간의 기억과 사랑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고 인류를 구원한다는 얘기인데, 세계관이 좀 더 치밀하게 영화적으로 구현되지 못한 것은 아쉽다. 그리고 우주에서 마치 중력이 작용하는 것처럼 걸어 다니는 것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겠다.

하지만 늙지 않는 톰 아저씨와 영화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영상미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볼만한 가치는 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의 진정한 포인트는 시각적 요소이고, 스토리적 측면에선 또 하나의 축인 줄리아와의 사랑은 보는 사람에 따라 재미 여부가 다를 것 같긴 한데, 개인적으론 그리 절절하게 다가오진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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