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정보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2011). 일본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주연 : 마에다 코우키, 마에다 오시로, 오다기리 죠, 오츠카 네네
장르 : 드라마
등급 :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 128분
▶영화 속으로
부모가 각각 따로 살게 되면서 두 형제는 흩어져, 형인 코이치는 엄마와 가고시마에, 동생인 류노스케는 아빠와 후쿠시마에서 지낸다. 조용한 일상 속에 평범한 학교 생활을 보내지만, 코이치의 마음속엔 언젠가 4명의 가족이 함께 사는 간절한 꿈이 간직되어 있다. 어느 날 코이치는 친구로부터, 새로 개통된 신칸센 열차가 서로 마주 보고 스치며 지나가는 순간에 소원을 빌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날부터 아이들은 각각 서로의 소원을 말하고, 함께 두 기차가 만나는 곳으로 갈 계획을 세우는데..
영화는 아이들의 일상적인 모습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어 매력적이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풍경 속에 아이들만의 고유한 삶이 담겼는데, 마냥 세상 물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때묻지도 않은, 그 나이를 지나는 아이의 모습을 편견 없이 그려내고 있다. 아이는 어른들이 그저 귀엽다고 퉁쳐버릴 수 있는 단순한 존재가 아닌. 때론 어른보다 어른스럽고, 훨씬 복잡한 세계를 지닌 존재일 수 있음을 말해주는 것 같다.
2011년 3월 큐슈 신칸센 개통을 계기로 기획 제작된 영화는 감독 고레에다에겐 14번째 연출작이자 첫 기획물 영화이기도 하다. 각본을 배우들에게 전달하지 않고 촬영을 진행했다고 하는데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영화 전반에 잘 살아난 것이 감독의 결단과 연출력 덕분이었음을 알았다. 주인공인 마에다 고키와 마에다 오시로는 실제 형제 사이인데, 그 둘과의 만남이 감독에게 인상적으로 다가와 오디션을 본 다음 날 바로 각본을 다시 쓰기도 했다고 한다.
영화는 아이들의 말과 행동, 일련의 일들을 통해 하루하루의 작은 사건 속에 기적이 담겨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평소의 나와 다른 결정을 하고, 작은 모험을 마주하고, 소원을 비는 순간에 예상치 못한 말을 하게 되는 것처럼, 기적을 의식하는 순간들이 번쩍 지나갈 뿐, 성장하는 한 우리에게 기적은 늘 진행 중이었다는 삶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듯하다. 유독 영화가 아름답고 눈부셨던 건 아마 영화의 스크린 위로 새삼 떠오르는 내 유년 시절이 자꾸 오버랩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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