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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엘리시움>, 둘로 나뉜 세계에서

by 낭낭n7 2021.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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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엘리시움(2013). 미국

감독 : 닐 블롬캠프

주연 : 맷 데이먼, 조디 포스터, 샬토 코플리

장르 : SF. 액션, 드라마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 109


▶줄거리

고대 그리스어로 이상향, 낙원을 의미하는 '엘리시움'은 자원 고갈과 환경오염으로 황폐해진 지구를 떠나 우주에 마련한 상위층만의 인공 낙원이다. 지구에 남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낙후된 환경에서 고된 노동으로 근근이 살아가는데 우주선 셔틀을 탈 수 있는 돈도, 낙원의 시민권도 가질 수 없는 지구인들에게 엘리시움은 그야말로 도달할 수 없는 우주다.

 

전과자인 주인공 '맥스'는 무기 제조 공장에서 일을 하다 방사선 노출 사고를 당하고 5일 밖에 살 수 없게 된다. 그의 사고는 뻔히 내다보이는 것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공장장의 강압 하에 기계를 고치러 방사선 열처리기에 들어갔다 생긴 인재였다. 이대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던 맥스는 불법 셔틀 운영자 '스파이더'를 찾아가 엘리시움으로 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한다. 엘리시움에는 그 어떤 심각한 병도 고칠 수 있는 메디컬 기계가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맥스의 다급한 사정을 알게 된 스파이더는 그에게 엘리시움 시민 칼라일의 대뇌 데이터를 추출해올 것을 조건으로 요구한다. 맥스의 뇌로 옮겨 온 칼라인의 데이터에 엘리시움을 전복시킬 수 있는 시스템 리부팅 프로그램이 담겨 있음을 뒤늦게 알게 되고, 이로 인해 맥스는 엘리시움 내의 쿠데타 세력으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되면서 일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치닫는다. 

 

▶감상평

부와 권력의 유무로 인해 두 세계가 나뉜 미래의 디스토피아적 설정이 먼저 마음을 끌었다. 맷데이먼이 방사선 열처리기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현실 속 산재 상황이 그려져 기분이 좀 묘했는데, 꽤나 현실과 직접적으로 대입해서 생각해 볼 여지가 많은 영화다.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물음은 맥스는 왜 그렇게 살고 싶었나?’였다. 전과자라는 이유로 안드로이드로부터 폭력을 당하고 사람 취급 안 해주는 직장마저도 잃고, 게다가 그가 살겠다고 자원한 임무로 인해 친구까지 한 방에 죽게 되었는데,, 희망을 발견할 여지가 전혀 없어 보이는데 왜 그렇게 살고 싶었을까. 좀더 그가 삶을 갈망하는 이유가 설득력 있게 그려졌었으면 했다.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프레이' 때문이라고 하기엔 둘 사이의 사연도 그렇게 절절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쿠데타를 계획하는 엘리시움의 국방장관 로데스 사연도 그렇고.. 뭔가 서사가 사이사이 설명이 빠져 그 어떤 것도 충분한 개연성이 없는 것은 좀 아쉬웠다.

 

 

단 몇 초만에 어떤 질병도 치료할 수 있는 기계가 집집마다 구비되어 있는데도, 고통받고 죽어가는 이들을 그저 보고만 있는다?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질병과 고통, 그 치료를 소재로 사용한 것은 둘로 나뉜 세계가 얼마다 잘못된 것인지를 부각하는 효과를 주었다 생각한다. 그저 죽어가는 이들을 보고만 있는 반인륜적인 상황에 비유함으로써 기술과 편의의 독점,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 설정이라고 본다.  

 

 

명백하게 부당한 현실을 오직 시스템을 재부팅만으로 전복할 수 있다는 발상은 솔깃하다. 하지만 어떤 병도 몇 초안에 치료하고 우주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어 낼 정도의 기술을 가진 세계가 한 두 사람에 의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은 심하게 안이한 발상인 듯싶었다..

게다가 악당 '크루거'가 너무 저급한 또라이로 설정한 것도 걸렸는데, 차라리 맥스가 자신이 가진 데이터의 힘을 좀 더 빨리 깨닫고 체제를 유지하려는 세력과 싸우는 것이었더라면 어땠을까. 악당 역시 지능적이고 복합적이어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캐릭터였더라면 이야기가 훨씬 깊어졌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액션은 흥미진진했다. 전개 속도도 빨라서 지루할 새 없이 몰입할 수 있었는데, 11500달러라는 제작비답게 영화에 나오는 기계장치들도 실감 났다. (메디컬 머신은 빼고..) 사람이 폭발하듯 죽는 씬에선 감독의 전작인 디스트릭트 9도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디스트릭트9>도 핍박받는 외계인과 박해하는 인간이라는 계층 구조로 설정되어 있었는데, 감독의 정치, 사회적 메시지가 다분히 느껴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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