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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사이드웨이, 옆 길로 샌 인생일지라도..

by 낭낭n7 2021.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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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정보

 

사이드웨이(2004). 미국 

감독 : 알렉산더 페인

주연 : 폴 지아마티, 토마스 헤이든 처치, 버지니아 매드슨, 산드라 오

장르 : 코미디, 드라마, 로맨스

등급 : 청소년 관람 불가

러닝타임 : 126

▶영화 속으로

 

마일스와 잭. 대학 시절부터 절친이었던 둘은 잭의 결혼을 앞두고 총각파티 겸 여행을 떠난다. 소심하고 다소 답답한 성격의 영어 교사 마일스와 왕년의 배우이자 플레이보이인 잭은 정반대의 성격으로 여행 내내 티격태격하며 시간을 보낸다. 산타 바라라 지대의 와인 농장 일대를 여행하면서 와인 애호가인 마일즈는 다양한 와인을 맛보고 품평하는 것에 몰두하지만, 잭은 낯선 곳에서 새로운 여자를 만나는 것 말곤 아무 관심이 없다. 이혼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마일즈를 걱정하며 잭은 새로운 만남을 권하지만, 자신감도 의욕도 없는 마일즈에겐 들리지 않는다.

 

 

그러다 마일스가 예전부터 알고 지낸 웨이트리스 마야, 와인 시음실에서 만난 스테파니와 함께 더블데이트를 즐기게 되는데, 마야에게 호감을 갖고 있긴 하지만 이혼한 아내가 얼마 전 결혼했다는 소식에다 자신이 쓴 소설이 또다시 출판을 거절당했다는 사실에 마일즈는 괴로워하고, 잭은 결혼을 앞둔 시점에서 스테파니와 깊은 관계로 발전한다. 영화는 여행지의 로맨스라는 환상을 답보적으로 반복하지 않고, 여행을 통해 실제 그들의 모습을 더욱 부각한다..

 

 

이제 막 내리막길에 올라선 중년의 나이. 이뤄 놓은 것보다 망쳐놓은 것이 더 많아 보이는 부실한 삶 앞에선 두 친구의 모습이 현실적이기에 더 마음이 간다. 이혼한 아내가 결혼한다는 소식에 아이처럼 유치하게 흥분하는 마일즈와 결혼을 앞두고 스테파니에 흠뻑 빠졌다가 다시 또 다른 여자에게 집적거리는 잭의 모습은 구제불능의 전형 같기도 하다. 한심하기 짝이 없는 두 중년의 어른들에게 혹독한 비난보다 그들이 보다 잘 살아가길 응원하게 되는 건 어느 순간 우리도 비슷한 실수를 하고 일을 망쳐버리는 순간들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숙성된 와인과 함께 익어가는 인생을 보여주는 영화는 마일즈가 마야에게 마음을 열었지만, 잭이 결혼을 앞둔 새신랑 임이 밝혀지면서 둘 사이의 관계도 흐지부지되어 버린 순간 제법 진지해진다. 벌을 받아야 할 잭도, 눈부신 예전 와이프도 모두 제 짝을 만나 잘 살고 있지만, 홀로 남겨진 마일즈만 아껴둔 최고의 와인을 마실 사람도, 그럴 만한 순간도 없이 실패한 습작 소설가로 남는다. 일상은 왜 이리도 초라한 것인지, 한 차례 대단한 사건이 번쩍하고 벌어질 줄 알았는데 결국 도돌이표처럼 제 자리로 돌아왔을 뿐이다.

 

원고를 다 읽느라 연락이 늦었어요. 단어 선택이 탁월해요. 삶의 회한을 잘 그렸고요.
마일스, 포기하지 말고 계속 써요
(Don’t give up, Miles. Keep writing) 

 

절망과 희망을 반복하고 못난 자신을 마주하면서도 가끔씩 터무니없는 희망을 품는 것.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보여주는 듯하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마야의 전화처럼 한 번의 기회가 오기도 한다는 걸. 잔잔한 코미디 영화가 내리막길을 중년에게 현실적 위로를 건네며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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